29.대상발표

 

 

어린이들의 우상 헤리포더도 떠나고, 이제 모든 축하 순서가 끝나자 사회자가 다시 앞으로 나서며 자 모두 자리에 앉으세요. 자 자. 이제 오늘의 축제무대에서 여러분이 기다리는 대상을 발표하겠습니다. 대형 프로가 끝나고나니 사회자도 속도를 높여 바로바로 나왔다. 자 오늘의 대상은?

 

하고 둘러보니 그렇게 떠들썩하던 장내 분위기가 착 가라앉아 모든 눈동자가 사회자 한테로 집중돼 붙박혀있다.

 

오늘의 대상은 하늘배를 타고 나타났던 정 윤 서....!

 

와아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시상이 끝나자 사회자가 윤서를 향해 이렇게 물었다.

 

, 아까 멋진 하늘 배를 타고 재주를 부렸는데, 수상 기분은? ”

 

, 저도 아까 금상을 받은 박진영 형의 너무 멋진 홍길동 소동을 보고 정말 조선 시대의 홍길동이 나타났나하고 놀라, 틀림없이 박진영 형이 대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저는 정말 뜻밖이라 형 한테 좀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어른스런 소감에 관중들도 너무 겸손한 어린 초등학생 대상 수상자에게 아낌없는 칭찬의 박수를 보냈다. 축제가 끝난 자리에는 진짜 홍길동의 흔적이라도 찾으려고 혈안이 된 외신기자들이 그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그 땐 이미 보도진들과 외국 특파원들까지 무대로 올라와 발 디딜 틈 없이 수라장이 돼있었다. 그 때 사회자를 제치고 어떤 기자가 불쑥 이렇게 물었다.

 

, 정윤서 어린이는 아까 여자 친구와 둘이 배를 타고 나타났었는데, 진짜 홍길동이나 둔갑을 부릴 텐데 어떻게 나중에 퇴장하는 장면은 보이지도 않고 어떻게 사라졌지요?”

 

? 사라지다니요?”

 

윤서는 사라지지 않고 바로 앞에 보이는 호텔 옥상으로 날아가 착륙하는 것도 다 보았을 텐데... 사라졌다고 하니 의아해 이렇게 반문했다.

 

아까 무대를 두어 바퀴 돌고 활빈당 전단을 뿌린 후 퇴장했지요? 그 때 어디로 빠져나갔는지 전혀 보이지 않았거든...”

 

윤서는 고개를 갸웃하며 자기는 그런 일이 없었는데 이상한 질문을 한다고 쳐다보고 섰다. 그때 정작 사회자가 나서며 기자들을 손으로 밀치는 시늉을 하며 입을 열었다.

 

저 잠시만, 보도진들은 잠깐 뒤로 물러서시고... 저 어떻게 배를 보이게도, 안보이게도 재주를 부렸느냐고 물었어요.”

 

윤서는 그제야 감을 잡았으나 이는 틀림없이 퇴장 때는 투명 둔갑술을 부린 게 틀림없는데, 그렇다고 진짜 홍길동이 도와줬다고 할 수도 없어 임기응변으로

 

네에, 그건 저도 재주를 부릴 줄 모릅니다만, 저기앉은 이은결 마술사가 잠깐 도와주지 않았나 싶네요.”

 

*(임기응변 : 그때그때 처한 사태에 맞추어 즉각 그 자리에서 결정하거나 처리함.)

 

 

이 말이 떨어지자 모든 시선이 단 아래에 트로피를 안고 앉은 허수아비 짚 홍길동 쇼를 부린 금상 박진영 꼬마 마술사 옆의 이은결을 내려다보고 연이어 카메라의 눈이 그리로 쏠렸다. 때를 놓칠세라 꼬마들이 싸인받느라 이은결 마술사 곁으로 우르르 모여들었다.

 

윤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이때 재빨리 수옥이 손을 끌고 얼른 자리를 떴다. 단 아래 아빠 엄마 꽃지랑 만나 얼른 부산한 자리를 빠져나왔다. 꽃지

 

는 수옥이 언니 손을 잡고 싱글벙글하며 뒤따랐다.

 

 

.

 

낙산 축제에서 하직 인사를 마친 헤리포더는 흐뭇한 기분으로 지금 백두대간의 소백산 연화봉 상공을 날고 있다. 이때 헤리포더의 귀에 귀 익은 홍길동의 음성이 다시 들렸다

 

어이, 헤리 포더! , 홍길동!”

 

어어? ...?”

 

휘파람을 불며 빗자루를 타고 날고 있던 헤리포더가 뜻밖에 홍길동의 음성을 듣고 깜짝 놀랐다.

 

, 아까는 미안했어. 마중도 못하고...”

 

아주 가까이서 들리는 이 소리를 듣고 헤리포더가 놀라 뒤돌아보았다. , 그런데 어느새 홍길동이 구름을 타고 금방 나타나 뒤따르고 있다. 홍길동이 고대 따라 붙어 헤리포더와 나란히 날고 있다.

 

홍길동, 웬 일이니? 아깐 나올 수 없다더니...”

 

, 아이들 때문에 축제 마당에는 갈 수 없었어. 하지만 자네가 이렇게 우리나라에 모처럼 방문했는데, 직접 만나 환송인사라도 해야지... 미안해서 배웅하러 나왔어. 아까 무대 앞에서 선보인 빗자루타기재주를 보고 아주 멋진 선물이라고 생각했어. 정말 고마워.”

 

아아, 아니야. 그 걸로는 이 선물(스마트폰 상자를 들어 보이며) 값을 못해. 좀 마음에 덜 차.”

 

이들의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벌써 한반도 상공을 가로질러 인천공항이 내려다 보이는 계양산(395m)을 넘었다. 왼편으로 인천대교가 흡사 하프 악기처럼 아스라이 내려다 보였다.

 

아무튼 고마워. 벌써 우리나라 국경 서해 바다에 다다랐어. 여기서 작별해. 앞으로 우리율도국의 연구목표가 완성되면 우리나라는 통일되고 세계평화가 이루어질 거야. 그 때 자네를 다시 초청할 거야.”

 

, 좋아! 꼭 성공하길 바래. 나도 꼭 자넬 찾을 거야. 우리 앞으로 사이좋게 지내며 함께 세계평화를 위해 노력하자구.”

 

그래, 바로 내가 바라는 소원을 자네가 앞질러 미리 다짐해 오네.

 

좋아! 세계평화의 달성! 그렇게 하자구. 꼭 이룩하고야 마꺼야, 자 그럼, 잘 가아!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 ”

 

길동이 손을 내밀었다

 

그래, 고마워. 또 만나.”헤리포더는 오른 손의 꽃다발을 핸드폰 상자 든 왼편팔에 옮겨 가슴에 품더니 홍길동과 악수를 교환 했다. 둘은 아쉬움을 담아 오랫동안 손을 잡고 우정을 나누었다.

 

길동이 손을 흔들며 돌아서자, 그도

 

빠이, 빠이하며 손을 흔들며 작별했다. 흰구름은 길동을 태우고 방향을 틀자 구름 무더기도 타원을 그리며 계양산을 바라보고 날고 있다. 길동이 아쉬워 다시 뒤돌아보니 헤리포더가 서쪽하늘 가로 가물가물 작아지더니 아주 시야에서 사라져갔다--- () -(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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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리 김영철 (89)문경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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